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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드림스쿨 다빈치교실 21기 - 1차 서류 준비 과정

팀원들의 이름은 각각 A,K,J로 표기하였습니다.

2022.11.13 (D-8)

11-13
  11월 13일 일요일 밤 9시 2분, A의 제안으로 모든 것이 시작됐다. 후기들을 찾아보던 중 한 번은 경쟁률이 18:1이었다는 걸 봤고, 마감일까지 8일이 남아있었는데, 그냥 질러보기로.. 자정쯤에 팀빌딩을 하고, 바로 새벽 2-3시까지 간략히 카톡과 노션으로 논의를 했다. 이 때 바로 주제를 AI로 확정했다.

2022.11.14 (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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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다음 날 밤에 바로 모여서 구체화를 시작했다. 사진 속 휘핑크림이 올라간 아이스초코는 왼쪽으로 넘어지는 무시무시한 결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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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와 연관지어서 어떤 활동들을 할 수 있을지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이 외에도 언플러그드 코딩 느낌으로 해보는 튜링테스트 체험, Commonsense Reasoning에 대한 이야기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이날 헤어진 후 가장 많이 수정한 부분이 설명과 수업을 덜어내고 즐길 수 있는 놀이로 꽉꽉 채우는 것이었다. 다들 AI에 관심이 있으니 원리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는 싶었지만, 온드림스쿨이 그런 느낌으로 진행하는 활동은 아닌 것 같아 원리 설명은 최대한 배제하고 놀이처럼 진행할 수 있는 실습들로 계획을 했다.

2022.11.16 (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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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전날이기도 했던 날, 같은 장소에 시간이 되는 세 명만 다시 모였다. 11-16-2
  놀이 위주로 각 일차별 활동 내용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 때까지도 나는 ‘무언가 깊은 의미가 담긴 수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든 활동들에 대해 ‘인공지능이 이것도 대체할 수 있을까?’ 라는 제목 컨셉을 잡았는데, 나중에는 이것도 가볍게 ‘예술과 인공지능의 만남’정도로 바꿨다. 우리가 기획하는 활동들이 아이들에게 어려운 내용을 가르치려 하는 수업이 되지 않도록 신경쓰고자 했기 때문이다. 또 논의를 하면서 우리가 ‘데이터’라고 하면 아이들은 핸드폰 셀룰러 데이터를 떠올릴 수도 있다는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잘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는데, 그래서 계획안 내에서 AI에 대한 어려운 용어가 최대한 사용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도 했다. (또, 심사하시는 분들이 AI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들이 아니라고 가정하고 계획안을 쓰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그럼에도 ‘인공지능을 학습시킨다’와 같이 대체할 표현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그대로 둔 예외도 있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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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차에 기획한 활동 중 인공지능으로 소설 이어쓰기가 있었는데, 이날 디스코드로 참여한 J가 노트북으로 KoGPT를 열심히 돌리며 인공지능으로 소설 이어쓰기를 아이들과 할 수 있을지 테스트를 해주었다. 하다보면 비속어가 섞인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불건전한 내용이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써보기 전 검열해야 할 포인트들을 짚어가며 계획안을 작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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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때 사용한 KoGPT는 이 날로부터 약 한 달 전에(2022.10.19) J가 써보고 있다며 우리에게 알려준 적이 있는 API였다. 단지 이 활동에 지원하기 위해 생소한 내용을 갑자기 짜낸 것이 아닌,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들로 구성한 활동이었기에 우리 스스로도 이걸 아이들과 함께 써볼 수 있다고 확신하며 속전속결로 계획안을 작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게 보일 것 같은’ 주제보다도 ‘우리가 자신있는’ 주제인 AI를 다루자고 했던 것이 지금 돌아봐도 옳은 방향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이 날 2, 3일차의 활동을 구체화했다. 4일차는 내가 법조계에서 적용되는 AI와 한계를 주제로 계속 생각해보긴 했지만, 친구들과 이야기해볼 수록 일단 법과 관련된 이상 ‘이래서 AI가 법조계에 사용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면 아이들에게 어려운 설명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결론적으로 이 주제는 결국 폐기되었다.

2022.11.17 (D-4, 잡담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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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밤새워서 작업하자고 모인 곳은 서울대입구도 아니고 서울대(…)였다. 다들 각자 학교의 수업이 끝난 후에 오기도 했고, 밥도 먹고 했더니 시작하자고 앉았을 때 이미 밤 10시였다. 자잘한 것들 좀 수정하고, 법 관련 주제가 폐기된 4일차에는 뭘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생각이 안나서 바람 좀 쐬자며 자정 쯤에 다같이 편의점으로 향했다.

2022.11.18 (D-3, 잡담 위주)

  솔의 눈 과 ‘연세’우유빵도 사먹고 하던 중에 J군이 4일차 아이디어(크리에이터와 AI의 만남)를 떠올려내서 다같이 대충 안도하던 중, 갑자기 서울대생 K가 서울대 최고의 야경을 보여준다며 새벽 1시에 우리를 어딘가로 안내했다.

(와..)
별마로 천문대에 갔을 때를 제외하면 살면서 별을 가장 선명하게 많이 봤던 순간이었다. 지난 학기에 영어로 이야기를 쓰는 수업에서 망원경으로 별 보기를 좋아하는 아이에 대한 스토리를 쓴 적이 있는데, 누군가에게는 그게 정말 일상일 수 있다는 게 많이 부러웠다. 또 한 편으로는 바로 전날 J가 서울대 수시 반수 불합격 통보를 받았기에, 넋놓고 별들을 올려다보는 우리에게 불어오던 바람이 더 차게 느껴지는 듯한 밤이었다.
  이 때까진 지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이런 추억도 만들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다만 이 이후로 딱히 사진이 없는데, K군이 먼저 떠난 후 다들 순차적으로 졸리다고 옆에 있는 포엥 암체어(추정)에서 잤다가 일어났다가 해서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각자 조금씩 구체화를 하다가, 2일차를 반쯤 구체화한 J가 당일에 있었던 자격증 시험을 보러 간다며 오전 7시가 되기 전에 떠났고, 마지막까지 남은 A와 나는 조금 더 구체화를 하다가 10시에 귀가했다. 그리고 집에서 잠시 자려고 누웠다가 오후 3시 29분에 일어나버려서 3시 수업에 지각을 했다.(…)

2022.11.20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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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에 마지막으로 모였다. 전날 밤을 새며 메이커톤에 나갔다는 J를 배려해 송도에서 모였는데, 이 날 나와 A가 계획안에 들어갈 내용들을 거의 확정하고 J는 계획안 디자인을 시작했다. 11-20-1
일단 디자인이 생긴 이상 완성된 내용들만 디자인에 맞춰 넣으면 완성이니 안심이 됐다. 처음 모였을 땐 수업 계획안 내용도 다 확정이 안됐어서 오늘도 밤을 새야하는 거 아니냐 했지만 결국 11시에 해산할 수 있었다.

2022.11.21 (D-Day)

  일요일에 모이지 못했던 K가 마침 새벽에 깨있길래 함께 작업을 진행했다. 계획안의 2일차에 들어갈 이미지 인식 모델 학습시키기 활동 예시 이미지를 K가 만들어주면 내가 받아서 ppt에 넣고, 아두이노에 필요한 예산을 함께 논의하는 등등을 했다. 그렇게 1일차 ~ 3일차 1교시까지가 완성되었다.
  아침 6시에 자서 12시에 일어난 후 수업을 들으러 학교로 향하며 3일차 예시 영상을 뭐로 넣을지 카톡으로 논의했다. 운좋게 수업을 한 시간만에 탈출하게 돼서 잠시 주변 스타벅스로 이동하고 바로 계획안 작업을 다시 시작했는데, 이 때도 3일차 3교시 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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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이 보내주는 본인 소개도 취합하고, A가 논문을 찾아가며 작성해준 ‘이 활동을 선정한 이유’에 대한 내용도 추가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A가 3일차에 사용될 인공지능 서비스들의 예시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있었는데, 여기서 원래 쓰려던 것들 일부를 다른 것들로 엎기도 했다. 원래 쓰려던 서비스는 테스트로 채색해본 토끼 그림을 좀 무섭게 채색해주길래 집에 돌아온 후 8시 40분 쯤에 4일차를 마무리했고, 10시 25분 쯤에 팀 소개, 11시 쯤에 J가 디자인한 표지와 목차가 완성돼 취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산안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짜기 시작했다(!!!). 11시 20분 쯤에 각자 나눠서 1000자 프로그램 소개를 쓰기 시작했고, 11시 43분 정도가 되어서 접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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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내가 팀장으로 먼저 접수를 하던 중 자꾸 계획안 파일 이름에 특수문자/공백이 있다는데 아무리 수정해도 업로드가 안돼서(…) 급히 다른 친구가 팀장이 되었다. 그리고 예산안을 입력하다가 실수가 있었는지 계획안에 있던 것과 예산 총액이 조금 달라졌지만 수정이 되지 않았기에 그대로 나머지 3명이 팀원 접수를 하며 모든 지원을 완전히 마칠 수 있었다. 디스코드로 다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그 때의 시간은 11시 56분이었다.

1차 서류 준비 과정 후기

  시작하고 나니 생각보다 많은 매몰 비용이 들어간 느낌이었다. 약 일주일간 총 네 번 모였고, 한 번은 11시까지 밖에 있다가 자정이 넘어 들어간 후 아침 6시까지 작업했고, 한 번은 밤을 샜다가 다음 날 수업에 지각까지 한 번 했다(…). 하지만 처음 다같이 모인 날 브레인스토밍을 했을 때, 사람들과 함께 토의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즐거움을 느낀 순간 꽤 재밌는 여정이 될 듯한 예감이 들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자신의 분야에 열정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과정은 언제나 즐겁다는 것을 또다시 느낀 시간이었다.

2차 면접 준비 과정 바로가기 :
[온드림스쿨 21기] 온드림스쿨 다빈치교실 21기 - 2차 면접 준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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