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온드림스쿨 다빈치교실 21기 - 활동

팀원들의 이름은 각각 A,K,J로 표기하였습니다.

2023.02.01

  우리가 가게 된 학교는 연천군에 위치한 백의초등학교였다. 활동 시작 전에 미리 학교로 답사를 가기로 했는데, 교실들 크기는 어떻게 되는지,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나 태블릿에서 사용할 웹사이트들이 잘 동작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02-01-2
그리고 학교까지 가기 위해 생각했던 방안들을 테스트해봤는데, 계획한 것처럼 1호선 종점인 소요산역에서 택시를 이용해 학교까지 간다면 택시가 잘 잡히는지 등을 확인했다.
02-01-2
학교에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로 몇 가지를 테스트해본 결과:

  • Teachable Machine에서 이미지 분류 모델 학습이 잘 되지 않았다. 가져간 노트북으로 해보면 문제가 없었지만 학교의 컴퓨터에서만 학습 과정에서 이상이 있었고, 집에서 테스트해봤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학습을 시켜도 분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것 때문에 1인 1컴퓨터로 Teachable Machine을 사용해보려던 수업 계획을 고쳐야 했다.
  • 인터넷 속도가 매우 빨랐다(…)

Teachable Machine에 이상이 생겨 예상치 못하게 컴퓨터실에서 컴퓨터만 수십 분을 붙들고 있었는데, 그래도 미리 확인해서 다행라고 서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그 외에도 학교에 계시던 선생님을 통해 학생들의 태블릿 사용 가능 여부, 휴대폰 소유 여부 등도 확인한 후 돌아왔다.

02-01-3
알게 된 것들을 통해 1인 1컴퓨터를 통한 Teachable Machine 실습은 (우리의) 노트북을 조당 하나씩 배치하기로 계획을 수정했고, 그렇다면 컴퓨터실을 쓸 일이 없게 되어 과학실과 체육관을 사용하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었다.

2023.02.05

  첫 수업 전날, 숙소인 펜션으로 이동했다. 깨끗하면서 복층이고 화장실도 커서 여러모로 좋았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1.5km 거리에 있었는데, 시간도 남길래 다같이 걸어가서 저녁으로 짜장면도 먹고 걸어서 돌아왔다. 오후 8시만 돼도 깜깜해지는 게 분명 시골이었지만, 편의점 등을 보면 시골같지 않은 면도 많았다.
  그리고 숙소에서 1일차 수업 준비를 했다. 팀원들 특징을 서로 짜내서 카훗 퀴즈를 만들고, 2010년 이후 출생한 친구들도 알지 않을까 싶은 곡들로 음악퀴즈를 준비했다. 다만 아침에 학교로 갈 방법은 마땅히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숙소에서 학교까지 택시 예약은 잡히지 않아서 그냥 일찍 일어난 후 버스를 타고 잘 가보자고 결론내렸다.

2023.02.06 (1일차)

02-06-1
  계획대로 버스정류장까지 갔다가, K가 얼떨결에 카카오택시를 잡게 돼서 택시로 이동했다. 기사님께서도 마침 지나가는 길이어서 잡으셨다고 하신, 말 그대로 운이 좋았던 출근이었다. 그리고 이날 이후로는 감사히도 펜션 근처를 거쳐 통근하시는 학교 선생님의 차량으로 출근을 할 수 있었다.
02-06-2
과학실을 답사 때 보기는 했지만 구조를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했어서, 아침에 빠르게 4인 1조가 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꿨다. 다만 아이들을 어떻게 나눠서 조를 짜야 할지는 마땅한 방법이 없어 그냥 아이들이 앉는 걸 기다려보기로 했다.
02-06-3
그리고 학교로 미리 배송시켰던 교보재와 간식들을 한 번에 옮겼다. 감사하게도 옮기기 편하게 미리 준비를 해주셔서 우리의 택배가 맞는지 한 번만 더 확인하고 빠르게 옮길 수 있었다.
02-06-4
시간이 흐르고 수업이 시작됐다. 처음으로 출석도 불러보고, 계획대로 선생님들 소개는 간단히만 한 후 빠르게 카훗을 시작했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QR코드 찍는 법을 다들 알고 있어서 속전속결로 카훗을 할 수 있었다.

02-06-5
그리고 Padlet으로 아이들이 ‘인공지능’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보자고 한 후

02-06-6
구글 렌즈를 써보기 위한 미궁(…)게임을 바로 시작했다. 괴상한 문제나 수수께끼도 있었는데 이것들을 우리의 도움도 별로 받지 않고 다 풀어낸 친구들도 있었고, 구글 렌즈를 통해 검색되는 가격이 특정 구간에 들어가는 물건을 찾는 문제는 많은 아이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02-06-7
음악퀴즈가 의외로 문제점이 많았는데, 어떤 노래를 퀴즈로 내든 그냥 그 노래를 잘 아는 아이들 위주로만 재밌는 게임이 되었다. Garbage In Garbage Out이듯이 애초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없게 준비를 했나 싶어, 이날 수업 후 앞으로의 수업 계획들 중 이렇게 귀결될 수 있을 법한 퀴즈류의 활동들을 모두 수정했다. (가급적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업이 끝난 후, 다음날 수업에서 써야 할 라인트레이서들도 모두 조립해서 굴려본 후 귀가했다. 라인트레이서를 J가 테스트를 할 때 몇 종류의 건전지를 섞어서 써야 작동이 된다는 이슈가 있었는데, 이날 각자 조립했을 때에는 다행히 그런 문제 없이 잘 작동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다만 어쨌든 모두 테스트를 해보느라 수업이 끝난 후 한 시간 반 정도 후에 퇴근할 수 있었다.

02-06-10
(점심)
02-06-11
숙소를 오갈 때 항상 지났던 다리(궁신교)를 걸어서 다닐 때마다 볼 수 있었던 훌륭한 풍경
02-06-12
점심만 먹고 바로 숙소로 이동하니 그냥 힘들어서 저녁을 먹기 전까지는 거의 쉬기만 했다. 저녁으로는 초밥을 배달시켜서 먹은 후에
02-06-13
계속 다음 날 준비를 했다. 퀴즈 활동은 다르게 바꾸고, Teachable Machine을 이용해 아이들이 재밌게 할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이 있을지 더 고민했다. 이 때 J가 사람의 동작을 학습해 크롬 공룡 게임을 조작하는 게임을 찾아내서, 밤 내내 완성하고 배포까지 해주었다. A도 손 동작을 웹캠으로 인식해서 자동차를 트랙에서 주행시키는 것을 만들고 있었는데, 이건 결국 쓰지 못했다고.. 그리고 J는 CNN을 아이들에게 간단히 설명할 수 있을 아이디어를 생각해가며 ppt를 준비하다가 잠들었다.

2023.02.07 (2일차)

02-07-1
  CNN 설명을 진짜 했다(..) 이를 시작으로 ‘간단한 원리 설명 -> 그걸 체험하기 위해 단순화한 게임 -> 그것이 활용된 인공지능 서비스 써보기’ 순서로 수업을 진행하는 틀이 잡혔다. 02-07-2
Teachable Machine을 사용해 가위바위보 이미지 분류 모델 만들기를 다같이 했는데, 버튼을 꾹 누르고 있어야 하는 등 아이들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한 부분도 있었지만 거의 모든 아이들이 알려주기도 전에 버튼들을 눌러가며 잘 참여해 주었다. 가위바위보를 분류한 후에는 가지고 있던 물건, 간식 등을 분류해보는 식으로 계속 Teachable Machine을 스스로 가지고 노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대망의 라인트레이서!!
체육관에 미리 전지를 깔아두지 못해서 아이들과 체육관으로 이동을 한 후 빠르게 준비를 했는데, 준비하는 동안에는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놀다가도 트랙 만들기를 시작하니 다들 바닥에 앉아서 집중해 주었다. 그 결과 제법 큰 트랙들이 만들어졌는데, 시간만 더 있었다면 다들 얼마든지 더 크게 만들 기세였어서 체육관으로 늦게 이동한 게 미안할 정도였다.

02-07-5
가기 전에 아이들이 쓰던 가위와 절연 테이프를 다시 모았는데, 어떤 아이는 다 쓴 절연테이프를 내밀면서 “테이프는 못돌려드릴 것 같아요!” 라고 했다. 절대 다 안쓸 거라 생각하고 테이프를 10개 주문해뒀던 게 너무 다행이었고, 한 편으로는 이렇게 열심히 참여해준 아이들에게 고맙기도 했다.

02-07-6
3일차에는 라인트레이서처럼 학교에서 테스트해야 할 것은 없어서 퇴근이 조금 더 빨랐다. 점심은 학교 옆 ‘시골 밥상’이라는 식당으로 갔는데, 11,000원 제육쌈밥이 있었다. 반찬이 하나하나 다 맛있었던..

밥을 먹고 K가 감성 카페를 찾았다고 안내해줬는데, 정말 사람들 북적이는 도시의 카페보다 한적하고 더 좋은 곳이 있길래 이 날은 이곳에서 다음날 수업을 준비했다. 당초 3일차에는 ChatGPT를 써보는 시간도 있고 텍스트 데이터에 중점을 두기로 했는데, 새롭게 갖춘 ‘간단한 원리 설명 -> 그걸 체험하기 위해 단순화한 게임 -> 그것이 활용된 인공지능 서비스 써보기’ 의 틀에 맞춰 ‘간단한 원리 설명’을 위한 활동을 구상했다. 특히 2일차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활동들을 돌아보면서, 많은 아이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다. 나는 Dense Vector를 생각하며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텍스트를 숫자들(벡터)로 바꾼 후 숫자들만을 보고도 단어 간의 유사성을 파악하게 할 수 있음을 아이들에게 체험시켜주고 싶었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서..

02-07-10
이 날은 배차간격이 30-60분 정도로 나오는 버스를 탔는데, 카카오맵에서 도착 예정 시간도 제공이 돼서 예상보다 불편하지 않게 이동했다.

02-07-11
(저녁)
어떤 활동을 할지 카페에서 윤곽을 잡은대로 숙소에서 ppt를 만들다가 고민이 많아졌는데, 일단 2일차에서 아이들이 재밌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이미 거의 다 해버린 느낌이었고(…), ChatGPT나 Quick Draw 같은 걸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지 고민했다. 1일차에 벌써 흥미를 잃었던 아이들이 있었음에도 2일차에서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즐거워 했는데, 이렇게 하루를 잘 해내고 나니 오히려 앞으로 아이들에게 그만큼 즐거운 활동들을 준비해주지 못할까봐 고민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결국에는 아이들이 좋아할지 안좋아할지는 모르는 일이니 그냥 지금까지 준비한대로 해보자 하고 잠들었다. (그런 걱정이 들었을 때가 체감상 이미 밤 10시는 넘은 시간이었으니..)

2023.02.08 (3일차)

02-08-1
  매일 아침 우리를 태워다주신 선생님을 기다리던 시점. 숙소에서 나와 다리(궁신교)를 지나면 바로 보이는 베이커리(이면서 카페) 앞에 매일 나가있었다.

3일차 수업의 첫 파트인 텍스트 처리 인공지능과 관련된 원리 설명은 내가 맡아서 진행했다. 이전에 교재에 만들어둔 내용(Word2Vec에서 주변 단어를 통해 단어 간의 유사성을 학습하는 과정)을 먼저 아이들과 해보았는데, 아이들이 “옛날에는 잡곡밥을 책가방에 넣어서(도시락) 다녔잖아” 같은 이야기도 하길래 나도 이를 살려 ‘데이터에 따라서 잡곡밥과 책가방이 유사한 단어가 될 수도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덧붙여가며 설명했다. 물론 나도 자료를 만들 때 별 관련이 없는 단어를 찾겠다고 고른 게 ‘잡곡밥 & 책가방’ 이었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기에 할 수 있었던 발상인 것 같아 강조하고 싶었다.

02-08-04
그 다음은 한양대 수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던 이야기 이어쓰기를 진행했는데, 포스트잇에 아무 그림이나 그려보자고 했더니 어떤 조의 친구들은 그리고 보니 다들 체리를 그리는 (아마 한 친구가 입고 온 옷에 체리 그림이 있어서..) 일도 있었다.

02-08-05
계획한 것처럼 그림들을 보며 이야기를 써내는 것 자체는 다들 해냈지만, 아무래도 이제 6학년이 되는 친구들이 더 길게 잘 써내는 느낌이었다. 다만 막장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좀 당황하긴 했다.. 활동을 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집에 책이 많은 아이들이 잘 써내는 것 같기도 했고.

02-08-06
원래 텍스트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지능으로 이야기 책 만들기’가 주제였어서 그림 그리기를 도와주는 인공지능 서비스도 써보기로 했는데, 의외로 이 부분을 아이들이 좋아해서 다음 날에도 Autodraw와 AI 페인터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크게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02-08-07
이 날 점심은 학교 옆 푸라닭
02-08-08
그 카페에 다시 가서 다음 날 수업을 구상했다.

02-08-09
다음 날은 TTS(타입캐스트)를 써보는 활동이 일단 확정이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원리 설명과 활동은 GAN을 중심으로 구상했다. GAN의 원리를 설명할 때 위조지폐 예시 말고도 아이들이 해볼 수 있는 게임이 무엇이 있을까 하다가 생각한 것이 숫자야구와 텔레스트레이션(오토인코더 관련..). 이 중 텔레스트레이션은 보드게임으로 할 때처럼 작은 스케치북이 있어야 감성이 사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02-08-10
전곡읍으로 택시를 타고 나가서 문구 도매센터에 갔다. 무지 공책 중 900원짜리가 있어서 그걸 20개 사들고 왔다.

02-08-11
이날 저녁은 간단한 분식을 먹고 택시로 돌아왔다.

02-08-12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02-08-13
텔레스트레이션은 무조건 재밌지 않을까? 하며 준비했다. 이전 수업에서 Quickdraw를 할 때 아이들이 ‘마천루’같은 단어를 어려워하는 것을 보고 단어들도 직접 준비해갔다.
02-08-14
그리고 숫자야구는 A가 오픈소스를 찾아서 개량해서 준비했는데, 아이들이 각자 플레이할 수 있게 세 자리와 네 자리 버전을 준비했다.

2023.02.09 (4일차)

02-09-01
  준비를 하던 중에 다같이 별을 보러 나갔다. 사실 이것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이다.

02-09-02
날이 밝고 학교에 가자마자 텔레스트레이션에 쓸 단어들을 프린트해서 자르고 준비했다.

02-09-03
(GAN을 초등학생에게 설명하는 J)
GAN을 이야기하며 J가 “여러분 숙제 베껴본 적 있나요?”라고 물어볼 때 몇 아이들은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했고, 위조지폐 얘시를 들 때 어떤 아이는 경찰이 왜 위조지폐의 틀린 부분을 알려주냐는 말도 했다고.. 아이들의 순수함이 이런 식으로 가끔씩 느껴졌다.

02-09-04
예상 외로 아이들이 숫자 야구를 굉장히 좋아하길래 원리 설명 + 숫자 야구 조합만으로 한 시간이 훅 지나갔다.

02-09-05
텔레스트레이션도 계획한 시간을 초과해가며 진행했다. 다만 아이들의 순수함인지 각자의 단어를 쉽게 노출시키던 모습은 자주 보인..

02-09-06
이런 내용도 몇몇 아이들이 척척 대답해냈다. ([100,80,60,0]이면 아래 네 사람 중 어떤 사람에 해당될까? 라는 질문)

02-09-07
타입캐스트도 큰 활동 없이 가지고 노는 것만으로도 한 시간이 지나갔다. 그저 아이들이 좋아해줘서 다행일 뿐이었다.

02-09-08
4일차 점심은 사무국에서 연천으로 방문해 사주셨다. 먹으면서 듣기로, 연천정도면 도시화가 아주 많이 된 곳이라고.. 곳곳에 있는 편의점들을 생각하면 수긍이 됐다.

02-09-9
점심을 먹고 좌상바위를 보러 내려가보기도 하고, 다시 숙소로 들어와서 아이들이 그렸던 그림을 정리한 후 프린트할 곳을 찾았다.

02-09-10
어제 갔던 문구 도매센터에 다시 가서 프린트를 하고, 식비가 많이 남기 시작하길래 저녁은 또 초밥을 먹고 들어왔다.

02-09-11
칸타타에 우유를 타서 마시는 J의 모습
마지막날 준비를 하며 가장 고민이 많았다. 보통 마지막날이면 아이들과 추억을 남기고 끝나던데, 일단 무지책을 준비한 게 있어서 그간의 추억을 담는 책을 만드는 활동을 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채울지, 그 외에도 어떤 것들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 도무지 주어진 3시간을 모두 채우지 못할 것 같았다. 결국 또 보드게임에서 몇 가지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고, 마지막 한 시간은 그냥 아이들과 사진찍으면서 놀면 되지 않을까~ 하며 마지막날 잠자리에 들었다.

2023.02.10 (5일차)

02-10-1
  숙소를 모두 정리하고 나오는데, 자연도 낭만을 아는지 정확히 마지막 날에 눈이 왔다.

02-10-2
마지막 출석을 부르는데, 한 친구는 출석을 부를 때 5일간 미동없음->미동없음->쳐다봄->쳐다보지는 않고 손듦->쳐다보면서 손듦 과 같은 변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02-10-3
마지막 날은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이들이 무지책을 꾸미는 것만으로도 다같이 재밌게 놀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한 친구가 선생님들에게 아무 그림이나 그려달라고 하더니 그 후로는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다(…). 생각해보면 4일동안 수업과 활동 위주로 진행했고,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제대로 같이 놀았던 시간은 사실상 마지막 날부터였다.. 유익한 활동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지만 좀 실수했나 싶어서 열심히 놀고 왔다. 는 그냥 아이들이 나를 놀아줬다.
02-10-4
롤링페이퍼..!

02-10-5
점심은 다시 간 시골밥상에서 교감선생님께서 제공해 주셨다. 아마 백반인 것 같던데 이것도 맛있던..
이 식당도 우리와 수업했던 아이의 조부모님께서 하시는 곳이라는 걸 마지막 날에 처음 알았다.

02-10-6
  수업이 끝난 후에도 같이 수업했던 아이들을 학교 주변에서 마주칠 수 있었다. 매일 한두 명씩 버스를 놓쳤다거나 아프다고 오지 못한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하루를 오지 못했음에도 마지막 무지책 만들기를 잘 해준 아이도 있었고, 숫자야구를 무작정 한 번에 맞추겠다며 무한 새로고침을 하며 맑은 눈으로 웃던 아이도 있었다.
  4~5학년과 6학년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포인트가 달라 어떻게 해야 모두가 즐거울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해도 우리가 최적의 해를 찾아가지는 못했지만, 최적의 해가 최고의 해는 아니라는 듯이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재밌게 즐겨준 아이들이 있어 하루하루 수업을 완성해나갈 수 있었다.
  그럴 때마다 답사 때 아이들에게 순수함이 있다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르곤 했다. 그런 아이들과 교실에서 활동을 하며 배경음악으로 함께 들었던 사건의 지평선과 Ditto 역시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정몽구 재단의 다빈치 교실이 앞으로도 오래 이어지며 많은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02-10-7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연천에서 서울로 돌아왔다. 앞으로 활동발표회만 마치면 모든 활동이 끝나게 된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